일찍 점심을 먹고 길을 나섭니다.
소화를 보러 가는 것입니다.
기다리다 가버리지나 않을지 마음이 급합니다.
오늘 보지 못하면 또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드디어 만났습니다.
능 소 화 !
소화를 아십니까?
수백년이 지난 오늘 소화가 꽃이 되어 우리에게로 왔습니다.
복숭아 빛갈의 뺨을 가진 소화!
그 자태가 고와 임금의 눈에 띄인 여인!
외모보다도 마음이 더욱 고왔던 여인
구중궁궐에서 잊혀진 여인이 되어 한없이 기다리던 여인
담장아래에서 혹여 님이 오시는 소리가 나지 않는지 기다리다 지친 여인
님을 기다리다 끝내 상사병으로 가버리 여인
잊혀진 여인이라 담장아래 초라하게 묻혀 한떨기 꽃이 되었습니다.
그 가련한 여인 소화가 오늘은 활짝 피었습니다.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작열하는 태양아래 흐드러지게 피어난 능소화!
능소화를 바라보고 있는 내 마음이 더욱 애틋합니다.
그리움이 얼마나 컸으면 이다지도 많은 꽃을 피어 냈을까!
화려해서 더 슬픈 꽃 능소화
꽃이 질때도 통째로 떨어져 낙화의 순간까지도 고운 꽃
사모하는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허락하는 마음때문인지
꽃술에 갈고리 모양의 독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꽃술을 만지고 눈을 비비면 실명의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독성이 없더라도 함부로 손대기 저어되는 능소화를 바라보며 세월의 아픔이 전해져 옵니다.
건너편 담장너머에는 석류꽃 한떨기가 피었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능소화를 한떨기 석류가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더욱 애절하게 다가옵니다.
소화가 사모했던 님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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