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고선 산행기

[스크랩] 우두산(경남 거창군)

교매(喬梅) 2012. 5. 30. 12:58

 18회 산행일지 : 경남 가조 우두산(의상봉)

 

일시 : 2004년 2월 7()

날씨 :  , 흐림

 

1월 태백산 가족산행때 2월 정기산행은 회장님이 2월 6일 지리산에서 세미나가 있고 13일 캐나다로 출국하기로 되어있어 2월 7일 나머지 회원들이 지리산으로 합류하기로 미리 계획이 되어있었다.

나는 2월7일이 근무였으나 어렵게 교체하고  6일(금) 회장님에게  지리산은 잘 있느냐고 손전화를 하니 회장님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힘들게 들려온다. 몸이 좋지 않아 세미나는 참석을 못했다고... 내일 산행도 무리가 가지않게 가벼운 산행으로 하자고 하신다.

캐나다 출국하기전 마지막 산행인데(회장님은 마지막이라는 말이 듣기 싫은가 보다.. 예전에 이말을 쓰다 어머니에게 혼난적이 있는데 그때 생각이 문득 난다.

노인네들은 다 그런가 보다) 물론 수개월 후에 함께 산행할 수 있지만... 아뭏튼 어지간히 컨디션이 좋지않은 것 같다. 그래서 산행지를 다시 생각해보자고 한다. 재빨리 도현형에게 연락을 취하니 목적지는 그냥 지리산으로 그대로하고 코스를 노고단으로 올라가 반야봉이나 여의치 않으면 노고단에만 가더라도 바람도 쇌겸 지리산으로 가는 것이 어떠냐고 하신다.

다시 회장님에게 연락하여 지리산으로 가자며 목적지와 시간 장소등을 정하고 내일 보자며 전화를 끊었지만 영 마음이 개운치가 않다.

그래도 지리산에 갈 생각을하니 마음이 덜떠 일은 많고 바쁘지만 영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5

시 퇴근하기가 무섭게 집으로 가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대구로 향한다.

집사람은 아이들에게 너희 아빠는 엄마보러 집에 간다고 좋아라 한다며 밉지않게 눈을 흘긴다. 엄마보러 가는데 안좋은 사람 있냐고? 산도 나에게는 엄마와 같은 존재이다. 이유없이 무작정 가고싶고 무작정 그냥 좋다.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가 눈이 동그래지며 놀라신다. 이번주는 쉬는 주도 아닌데 온다는 말도없이 갑자기 어쩐일이냐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잘때가 되어 처갓집으로 가니 11시가 넘었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 눈이 많이 온단다. 그리고 88고속도로 거창구간이 결빙이 많이 되어 거북이 운행을 하고있다는 라디오 방송이 있었고 회장님 컨디션도 그렇고 해서 혹시나 내일 산행일정이 변경이 되지는 않았는지 도현형님에게 늦었지만 전화를 걸어본다.

손전화가 있었으면 변동사항이 있으면 바로 연락이 올것이니 걱정을 안해도 되겠지만 손전화가 없다보니 지금 처갓집에 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경주로 전화하면 받을 수 없어 걱정할 것 같아서 혹 일이 있으면 처갓집으로 연락을 해달라고 부탁하고 밤늦게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7시. 8시에 화원 톨게이트에서 만나기로 되어있어 씻고 막 나서려고 하는데 도현형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간밤에 눈이 많이 내려 지리산은 어려울 것 같다며 10시쯤 천천히 만나 가까운데라도 갔다오자신다.

아침잠 많은 나는 다시 한숨 더 자고 일어나 10시 10분전에 톨게이트에 가니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다. 5분쯤 기다리니 김이돌 집사님이 나타나신다.

10시가 넘었는데도 회장님이 오지 않으니 걱정이 된다. 평소 시간은 칼인데.. 눈이 많이 와서 길이 정체되는가 보다하고 있는데 앞에서 스타렉스가 전조등을 깜빡거린다. 뛰어가니 도현형이다.

회장님은 몸이 많이 좋지않아 못오신다며 우리끼리 가자고하여 차에 올랐다. 목적지를 어디로 정할까 고민하다 예전에 남전도회에서 한번 간적이 있는 가조 의상봉으로 정하고 88고속도로에 몸을 실었다.

고령까지는 눈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도현형은 북구쪽으로는 눈이 많이 왔다며 회장님도 걱정을 하신다고 한다. 남구에는 별로 눈이 오지않아 아침에 전화 받고 의아해 했었는데 같은 대구아래에서도 기상차이가 많은가 보다.

고령을 지나 합천해인사 IC를  지나니 들판에 눈이 많이 싸여 온통 하얗다. 합천을 지날수록 눈은 더욱더 많아 완전히 설경이다. 모두들 눈을 보니 마음이 덜떤다. 1월정기산행때 태백산에서 눈을 실컷보고 한달도 채 되지않아 보는 풍경이다.

가조에 도착하니 눈이 많이 쌓여 운전하기가 쉽지 않다. 도현형은 예전에 월출산 가다 눈길에 사고를 내어 더 쪼는 모양이다. 조심조심하여 의상봉 매표소앞에 당도하여 입장료를 내려니 매표소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나오시며 오늘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며 차는 주차장 입구까지 가지말고 중간쯤 공터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라며 친절히 안내를 해주신다.

기분좋게 올라가니 벌써 버스한대가 주차해있고 한국항공 사내 산악회에서 단체로 산행을 막 시작을 하려한다. 가야산에 미리 들렀다가 입산을 통제하여 이곳으로 왔단다. 더불어 덕유산도 통제중이라 한다. 우리도 가야산으로 갈까하다 이곳으로 왔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주차장 위 산행입구에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우리의 주식을 사고 오늘은 내가 준비를 제대로 하지못해 미안해 하는데 도현형이 걱정하지 말란다. 무슨일인지 모르겠지만 형수가 도시락이랑 반찬등을 준비해 주셨단다.

 내가 준비를 하지 못한걸을 미리 알았던것일까? 어쨋든 우리는 환상의 하모니인것같다. 한참 오르다보니 고견사입구까지 산허리로 레일이 깔려 있는 것 같다. 대단한 부찰(부자 사찰, 이말이 맞나?) 인가보다.

고견사에 당도하니 몇 년전에 복원공사를 하였다며 공덕비가 입구에 커다라니 세워져 있다. 어느 기업의 대표가 모친의 오랜 숙원이었던 뜻을 받들어 사찰 복원공사를 하였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그런지 몇 년전 두어번 와 보았지만 그때와는 절맞이 조금 다른 것 같다. 800년된 은행나무는 그대로인 것 같으나 많이 베어버렸는지 수가 많이 줄은 것 같다.

먼저 온 산악회 회원들이 암자 입구에서 라면이랑 점심을 맞나게 먹고 있다. 우리도 만찬을 위해 물을 받으러 암자 주방으로 염치없이 들어가 식수를 준비하고 나오는데 암자 주방아주머니인지 모를 할머니한분이 나오신다.

도현형이 점심공양은 언제 하냐고 넌지시 물어보자 무슨 황당한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우리끼리 웃으며 고견사를 뒤로한채 의상봉을 향한다. 올라갈수록 설경이 대단하다. 저번 태백산 산행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태백산은 눈꽃이 아름답게 이국적이었다면 이곳은 전형적이 우리나라의 눈덮인 산의 모습이다.

소나무위에 소복히 덮인 눈이 그렇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가조읍내 전경이 고향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너무나 평화롭고 조용한 시골풍경이 우리를 편안하게 한다.

도현형은 연신 캄탄사가 연발이다. 이야~ 이야~ 우리는 참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다며, 태백산 산행때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 산행때마다 절묘하게 타이밍이 맞아 볼 수있다고.

아마 하나님이 우리가 훗날 천국에 갔을 때 너무 좋아 기절을 할까보아서 미리 연습삼아 조금씩 보여주는 것 같다며... 그럴듯한 논리다.

이런 멋진 풍경을 회장님이 보셔야 되는데 하며 아쉬워한다. 아닌게 아니라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가히 절경이다. 이제껏 올때마다 고견사 까지만 올라왔다 이런저런 이유로 정상까지 오르지 못했는데 오늘 올라보니 정말 멋진 산이다

의상봉(1,046m)은 우두산 별유산이라고 불리우기도 하는데 우두산은 지도상에 별유산으로 되었으나 최근의 개념도에 우두산이라 나와 있고 거창군청 홈페이지 안내와 우두산 정상표지석과 의상봉 표지석에 우두산이라 최근에 바뀌었다.

의상대사가 수련을 하였던곳이라고 하여 의상봉이라 불리우고 우두산의 아홉봉우리중 하나라고 한다.

옆으로는 장군봉 처녀봉 비계산이 병풍처럼 가야산 줄기와 연결 되어있는 덕유산 기백산 못지않은 아름다운 봉우리들이 많다.

정상에서 장군봉으로 가려다가 다시 왔던길을 10여분 되돌아가야 되고 회장님도 없고 해서 다음에 회장님과 함께 번개산행으로 다시 한번 오기로 하고 그냥 하산하는데 하산길이 장난이 아니다.

길을 잘못 선택했는지 계곡 바위길이라 눈이덮여 내딪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참을 어렵게 내려와  늘 같지만 우리만의 만찬을 내어 놓는데 오늘은 김이돌 집사님이 대파를 가져오셨다며 내어놓길래 다들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다며 한참을 웃는다.

아침에 이야기를 했지만 도현형 형수가 아침일찍부터 정성스럽게 준비해 주셨다며 도시락과 계란말이에다 삶은계란까지 내어놓아 우리의 만찬이 어느때보다 풍성하다.

준비해주신분의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다먹어야 한다며 김이돌집사님이 말씀하신다. 도현형은 그래도 이번 한번뿐이라며 앞으로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을거라며 우리의 담소를 비벼서 만찬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하산한다.

하산하여보니 시간이 많이 남아 가조에서 온천을 하고 갈까 하다 모두들 회장님도 없고하니 신명이 나지 않는다.

 이래저래 고민을 하다 회장님 걱정이되는지 병문안을 가보는게 어떻게느냐고 해서 그러기로하고 일찍 대구로 향한다.

회장님이 있었으면 무슨일이 있어도 온천은 하고 저녁까지 먹고 갈텐데.. 든사람은 몰라도 난사람은 표시난다더니 회장님이 안계시니 이렇게 표시가 나는가보다. 모두들 신명이 나지 않으니.... 다음주에 출국이라는데 컨디션이 영 아닌것같아 모두들 걱정들이 많다.

병문안 간다고 전화를 하니 집도 이사짐 싼다고 어지럽고 하니 오지 않는게 도와주는거라며 사양하신다.

대구에 무사히 도착하니 그래도 시간이 이르다.  차

안에서 아까 남은 삶은계란을 먹고 도현형의 앞으로 벌일 사업이야기를 간증삼아 한참동안 하고 이 때문에 요즘 매일기도회에도 꼬박꼬박 참석한다며 생각날 때 기도부탁을 하고 다음 산행은 도현형의 다리 수술로 가볍게 할 수있는곳을 택하자하여 대둔산으로 잠정 의견일치하고 우리의 18회 정기산행을 마감하였다.

출처 : 등고선(등산을 고대하는 선한 사람들)
글쓴이 : 교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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