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고선
제24회 산행일지 : 전남 순천 조계산(등고선의 발자취를 남기다)
일시 : 2004년 7월 23(금)
날씨 : 맑음
산행코스 : 송광사 - 피아골 - 연산봉 - 장군봉 - 보리밥집 - 송광굴목지 - 송광사
산행시간 : 7시간 30분 (오전 11시 30분 ~ 늦은 7시)
어느덧 지루하던 장마도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더워지는 한여름 중간에 위치한 가운데 여러 가지 일들과 행사로 마음만 분주한채 7월 산행지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어떻게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던 순간 18일 주일날 예배후 지산제일교회와 능인고에서 교회대항 축구를 하며 이야기를 하던중 금도현 회원으로부터 7월 산행은 어떻게 할거냐고 물어와 7월 21일부터 24일까지 전남 여수에서 중고등부 수련회가 예정되어 있어 그곳도 한번 들를겸해서 순천 조계산으로 가자고 즉석에서 결정하였다. 경주에서 하루만에 산행과 수련회 방문하기에는 너무 멀기에 23일(금)에는 하루 휴가를 내고 아침8시에 화원 톨게이트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성서IC 부근부터 교통혼잡으로 5분쯤 늦게 도착하니 금도현회원은 이미 도착해서 그늘에서 대기하고 있다. 그동안 장마가 끝난후 연일 불볕 더위로 잠을 제대로 못잤다면 너스레를 떨며..... 오늘 날씨도 아침부터 찌는게 보통이 아니라 산행하며 땀 꽤나 흘려야 할 것 같다. 김이돌 회원은 지난6월 산행때부터 일이 많아 오늘 산행에도 불참이다. 한여름 평일날 둘이서 조용한 산행이 될 것같다.
구마고속도로에 몸을 싣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한참을 달리다가 둘다 무슨 얘기를 그렇게 심각하게 했는지 칠원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진입을 해야하는데 아뿔사! 진입로를 지나치고 말았다. 진입로 바로앞 톨게이트에서 회차로로 회차할 수 없느냐며 옥신각신하다 할 수 없어 서마산까지 나와서 다시 남해고속도로에 올릴 수 있었다. 남해고속도로에 올린지 얼마 있지 않아 그간의 사정은 알지 못하며 이쪽 지리는 꽤뚤고 있는 김이돌회원으로부터 다 도착했느냐며 손전화가 오길래 웃음이 나온다. 아마 마음은 등고선과 함께 있으리라. 11시가 넘어서 송광사 입구에 도착하여 주차비 2,000원과 입장료 1인당 2,500원을 내란다. 늘 겪는 일이지만 오늘도 비싼 문화재 관람료에 투덜거리며 마지못해 입장료를 지불하고 송광사 입구에 들어서니 우회길로 진입하는 차들이 제법 많다. 어떤사람들인지 궁금하다. 왜냐고? 이유는 한가지... 다 알면서....
송광사는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사찰이라 한다. 진입로가 여느 절과 달리 콘크리이트 포장이 아니라 흙을 단단히 다져져 있는 길이라 마음에 든다. 진입로 옆으로는 그동안 많이 보아온 졸참나무와 굴참나무 서어나무 당단풍 등 친숙한 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고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늘씬하게 쭉쭉 뻗은 편백 나무가 송광사 입구에 군락을 이루고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한 느낌을 주게한다. 건너편에는 우리나라 3대사찰이라서인지 무슨 공덕을 쌓은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공덕비가 수도없이 도열하고 있다. 사찰규모도 정말 대단하여 그동안 보아온 아담하고 조용한 사찰에비해 웅장한 기세에 눌린다. 산행을 마치고 절 구경을 하기로하고 바로 등산로로 진입하여 금도현 회원이 준비해온 등고선의 시그날을 처음으로 묶었다.
오늘은 등고선으로는 우리의 시그날을 처음으로 남기는 역사적인 날이다.나중에 우리 아들 딸들이 우리가 다녀간 산에 오게되면 등고선의 시그날을 보며 반기리라 기대를 하며 의미있는 말들을 주고 받고, 기념 사진도 한 컷하며 계속 오르는 길은 비교적 평이하지만 돌밭길이다.
40여분을 들어서니 합수점이 나타난다. 왼쪽계곡이 피아골이고, 오른쪽계곡이 홍골이다. 홍골로 들어서면 송광굴목이재와 보리밥집과 계곡이 좋은 장밭골을 지나 선암굴목이재를 넘어 바로 선암사로 갈 수 있다. 송광사에서 선암사까지 하이킹 코스로 최단거리에 갈 수 있다. 우리는 왼쪽 피아골로 들어서 연산봉을 거쳐 조계산 정상인 장군봉에서 배바위를 지나 장밭골로 하산하여 송광굴목이재를 넘어 다시 송광사로 돌아오는 코스를 잡았다. 이렇게되면 선암사를 못 들렀다뿐이지 조계산 전체를 다 둘러보는 셈이다. 피아골은 등산로 내내 돌들이 많은 너덜지대로 걷기가 불편하다. 하지만 계곡 물이 풍부하여 시원한 물소리를 들어며 중간중간 더위를 씻으며 시원하게 산행할 수 있었다. 시간은 어느덧 1시가 넘어 오늘은 비록 능선길까지는 오르지 못하였지만 날씨도 워낙 더워 계곡물이 있는곳에서 점심을 먹기로하고 적당한곳을 찾는데, 막상 찾으려니 너무 많이 올라왔는지 물이 있는곳이 잘 보이지 않는다. 몇분을 더 오르니 드디어 그런데로 발을 담글 만한 물이 나타나 이곳에서 점심상을 펼쳤다. 오늘은 평일이고 날씨가 워낙에 더워서인지 산행하는 내내 초입로에서 두사람을 만난 것 외에 사람구경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주위를 의식할 필요도 없이 등산로 바로옆 계곡에서 시원하게 발을 담그고 점심을 맛있게 먹는다. 오늘도 여느때와같은 양의 점심을 먹었건만 포만감없이 조금 부족한 듯 기분이 딱 좋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체력소모가 많아서 그러리라. 배도 불르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더위도 씻기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이럴 때 늘 듣든말 한마디 아~! 행복하다.... 좀더 이 기분과 여유로움을 누리고 싶지만 우리네 세상사가 그렇듯이 좋다고 마냥 여유만 불릴 수 있나... 또 가야지...안부아래 급경사를 올라 드디어 주능선이다. 조계산의 전체적인 윤곽이 완만하게 나타난다. 산위에서 송광사를 한눈에 볼 요량으로 장군봉 가는 길과는 반대 방향인 연산봉을 오르자하여 10분정도를 올라 연산봉에서 오르니 송광사는 보이질 않고 작열하는 태양빛으로 가만히 있어도 온 몸에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조망은 뛰어나다. 계곡 너머 건너편으로 장군봉이 보이고 부더럽고 완만하게 유순한 조계산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말로 조계산은 말발굽 형태를 닮은 듯한 깊은 U자형 능선을 형성하고 있다. 능선 아래쪽 계곡은 다시 Y자 형태로 분기되어 말밥굽형의 능선 좌우로 벌어지며 주능선 안으로 깊숙이 뻗어있는 모양이다.
정상까지의 능선은 산세가 비교적 순한 능선길로 조망이 시원하다. 장군봉을 거쳐 배바위로 하산하니 배바위에는 거의 노아의 방주와 흡사한 내용의 전설이전해지는 안내문이 여수 해양경찰 산악회에서 소개해놓았다. 산행하는 중간중간 보았지만 조계산은 도립공원이라지만 안내문이나 산행 이정표 관리가 자세하게 되어있지 않고 여수해경 산악회에서 그나마 어수룩하게 산행을 돕는 표지판을 안내하고 있었다. 배바위에서 오늘 산행하며 두 번째로 보리밥집에서 올라온다는 네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오늘 산행하며 만난 사람 전부다.) 얼마를 내려오니 장밭골 계곡물이 풍부한 수량으로 시원스레 흘러내린다. 산행하며 너무나 더워 아까전부터 하산길에 처음으로 만나는 계곡물에서 목욕을 하리라 기대하며 왔는지라 그냥 지나칠 수 없지. 누가 먼저랄 것도없이 등산로를 조금 이탈하여 차가운 계곡물에 몸을 풍덩 담구니 더위가 싹 물러가다못해 서늘한 한기마져 느껴진다. 정말 얼마만의 계곡물에서의 멱을 감았던가? 깊은 산속 깊은 골에 오가는 사람도 없고 한껏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희롱을 한 다음 걸으니 몇분동안이나마 시원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조금 내려오니 아주 큰 규모의 보리밥집이 보인다. 이 깊은 산중에 어울리지 않게 평상이 여러개 펴져있고 넓찍한 터에 개울옆 여느 식당 못지 않은 형태다.
보리밥집에서 송광사까지 3.7킬로.. 송광굴목재를 앞에두고 더운 날씨에 체력이 많이 떨어진다. 하산길에도 땀을 수 없이 쏟고서야 피아골 갈림길로 접어들 수 있었다. 송광사를 눈앞에두고 또다시 계곡물에 멱을 감는다. 금도현 회원은 다슬기 잡기에 정신이 없다. 같이 합세하여 잠시 잡으니 500ml 생수병에 3분의1 가까이 된다. 송광사에 도착하니 7시. 송광사에서는 저녁 예불을 드리는지 경내에 오가는 사람없이 자뭇 엄숙하다. 때마침 타종식을 하고 있어 종소리와 북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곳 저곳 절 구경을 하며 듣는 염불 외는 소리가 비록 믿는 바는 다르지만 웅장하고 장엄하여 마음이 평온해 진다.
오늘 산행도 무더위에 힘은 들었지만 등고선의 시그날을 처음으로 남긴점과 두 번의 계곡물에서의 탁족이 아닌 온 몸으로 멱감았던점등 아주 즐거운 산행이었다. 여수에 들러 여수에 살고 있는 큰처제에게 물어 물어 찾아서 고등어 쌈밥으로 저녁을 먹고 돌산도 방죽포해수욕장옆 두문포에서 중고등부 수련회를 하고 있는곳에 들러 함께 있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남기고 다음날 토요일 대구로 돌아오니 저녁 7시 가까이 되어 이번 산행과 여행을 마감하였다. 8월은 그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록키산맥을 기대하시라.
登. 苦. 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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