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꼭 한 번 보고싶어 하던 공연이 있어 두달전에 예매를 해두었습니다.
베리즈모 오페라의 걸작으로 알려진 오페라입니다.
베리즈모(Verismo)는 현실주의로 19세기말, 음악가들은 더이상 역사적인 사건이나
위대한 인물들의 숭고한 사랑의 노래보다는
혁명과 산업화로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의 거친 삶,
사랑과 질투를 사실 그대로 미화하지 않고 그리기 시작합니다.
이 오페라는 전체공연시간이 70분으로 단편소설을 보듯 강렬한 매력으로
청중을 압도하는 그야말로 최고의 현실주의 오페라입니다.
보통의 오페라 중에는 아리아 곡이 유명하지만 이 작품은 특별히
봄의 평와를 노래하는 아름다운 합창곡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와
"하늘의 모후님""이라는 합창곡이 더 유명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또한 오페라 전체에 에너지가 넘쳐 흐르기 때문에 극이 중반을 넘어가면서
다같이 잠시 쉬어가자는 의미에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간주곡이 흐르는데,
이 작품의 간주곡인 인터메조(Intermezzo)는 이 오페라의 대표적인 음악이기도 합니다.
오페라의 배경은 이탈리아의 남부 시칠리아 섬입니다.
이 섬은 어떤 지역보다도 지배계급에게 수탈당하고 전쟁에 시달린 지역으로 가난하고 거친 삶으로 형성된 끈끈한 가족주의와 가족의 불명예를 반드시 피로 갚는 "피의 복수"가 일반화 된 고장이면서도 카톨릭 신앙으로 완고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오페라나 영화 "대부"가 이 섬을 배경으로 하는 것도 그런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영화 "대부"의 코폴리 감독이 바로 이 오페라의 작곡자인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손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 "대부" 3편에서 대부를 향한 총탄에 딸 "메리"가 죽고 시신을 안고 오열하는 마이클의 슬픔위에
이 작품의 유명한 "간주곡"이 흐르기도 합니다.
"카발레리아 투스티카나"는 시골의 기사도라는 뜻으로 작품의 줄거리는 대강 이렇습니다.
1880년경 시칠리아 섬의 부활절
투리두가 군대에 간 사이 그의 연인이었던 로라는 마부 알피오와 결혼한다.
전역후, 이를 알게된 투리두는 마을의 다른 처녀 산투차와 약혼 하지만
로라를 잊지 못하고 그녀와 만남을 계속하고,
이를 알게 된 산투차는 분노하게 되는데...,
막이 오르면 마을 광장,
한쪽에는 성당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투리두의 어머니 루치아가 운영하는 와인가게가 있다.
산투차는 투리두를 찾으러 가게에 왔지만 루치아는 그가 일 때문에 이웃마을에 갔다고 거짓말을 한다.
잠시후, 투리두가 등장하고,
로라를 만나러 가려는 투리두의 속마음을 아는 산투차는 그에게 매달리지만 투리두는 거칠게 뿌리친다.
화가 난 산투차는 와인을 사러 루치아의 가게에 온 알피오에게
부인 로라가 투리두와 바람이 났다고 이야기하고,
알피오는 화를 내며 투리두가 있는 광장으로 향한다.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투리두는 기분이 들떠 사람들을 와인가게로 데레가고
무리 중 함께있던 알피오는 투리두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승낙의 의미로 알피오의 귀를 깨물며 결투를 받아들인 투리두!
투리두는 마지막 와인을 마시고 뛰어나간다.
잠시후 !
한 여인이 뛰어 들와와 외친다.
"투리두가 죽었다 !"
사랑의 종말과 복수의 아리아들이 시칠리아 섬을 뜨겁게 달구는 오페라 !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감동이 있는 여름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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